일상

나이

dowori57 2017. 11. 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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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고교친구들과 번개팅을 했다. 번개팅이라지만 정기적인 모임을 갖자고 하였는데 멤버들의 시간조율이 잘되지않아 무산되고 다음에 보자고 했는데 한친구가 시간되는 사람끼리 번개팅을 하자고 해서 성사되었지만 3주전에

정한 만남이었다.

모임의 장소가 경북경산역이니 새벽같이 일어나 버스와 전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서 KTX를 타야한다.

한시간여의 여유를 두고 출발하였는데도 서울역에 도착하니 출발10분전이다.

그런데 역사를 올라가는데 화재경보기가 계속울리더니 많은 소방차가 도착하고 중무장한 소방관들이 건물2층으로 올라간다.

탑승을 위해 올라가려니 차단을 하고 내려가란다. 내려가서 기차를 타라는데 앞쪽을보니 연기가 자욱한 것이

어디선가 불이나기는 하였다.

다행히 큰불을 아닌것 같고 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되지만 ,그런 순간에도 열차를 타겠다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이기심에 놀란다.



새벽공기를 가르고 도착한 동대구.

간단히 속을 채우고는 택시를 타고 다시 경산역으로 가니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잔의 커피를 마시고는 남천을 걷는다.

매번 모이면 산을 오르고 난후에 술자리를 즐겼는데 몇년전부터는 산은 아예 찾지도 않고 주로 강변을 걷는다.

자주 만나는 대전의 갑천,대구의 수성못,이번엔 경산의 남천이다. 초입에서 신기한 새한마리를 보았는데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이젠 기억력의 쇠퇴도 동반하나 보다...투구새..?

무릎이 시큰하여 산을 오르기도 힘들지만 내려오기는 더욱 힘들어 아예 산을 찾지 않은지가 오래된다니 나이가

들기는 하였나보다.

환갑을 넘기는 나이들이니 적은 나이는 아니다.43년을 보아오는 친구들은 예전의 모습에서 크게 변화가 없는것으로

서로를 보지만 남들이 보는 시각은 할아버지들인것이다.


새로이 이사를 한 친구는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젊은부부가 애를 보고는 '할아버지에게 인사해야지?'하고는 애가 인사를 하자 얼떨결에 '응, 그래..착하구나'하고 인사를 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은근히 화가 난다는 것이다.

왜 할아버지라고하는지...그러나 그것은 그친구의 생각일뿐인것.

영하의 기온아래 세시간여를 남천을 따라 걸었다. 경산역에서 청도방향으로 걷다가 다시 길을 돌아 대구의 시지방향을 걷고는 다시 이사한 친구의 집을 찾는다.

이사 집들이 겸 번개팅을 한 것이다.



나이들어 친구집을 방문하는것이 부담스럽다. 바깥에서 모여 술을 마시든 하면 되는데...그것도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는 것이..

그러나 친구집에서 그런지는 오래전부터이고 집들이 겸이니 점심겸해서 술판을 벌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맥주캔을 쌓여가고 두어시간에 스무개정도의 캔이 찌브러저 모이니 엔간히 취하기도 하고

자리를 마무리 지어야겠다싶어 집을 나서 술도깰겸 경산역까지 걸어나가서는 허름한 선술집을 찾아 다시 한잔을 나눈다.

경상도사람 아니랄까봐 대화의 상당부분이 욕으로 이어나간다.

시간을 흘러 열차시간이 다가오고 이제는 헤어져야한다.

예전 같았으면 한잔더하자고,하루밤을 더자고 가라고 하였겠지만 이젠 순순히 보내주는 것을 보니 세월이 흐르기는 하였다.



동대구역으로 무궁화를 타고와서는 예매한 KTX를 갈아타고 귀경길에 오른다.

집에서 처음으로 김장을 하는날인데 미리 약속이 되어있으니 어쩔수가 없다.

처형들의 도움을 받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직접김장을 하는 것이다.

한주간 이런저런 사전준비를 하여 당일 수고를 덜어주기는 하였지만 자리하지 못하니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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