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장모님을 보내고

dowori57 2020. 3. 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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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어지러운 시국에 장모님께서 소천하신 것이다.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떠나려는데 운명하셨다는 연락이 다시왔다.

며칠전부터 곡기를 현저하게 줄이시더니 ,13일 아침10시10분경 운명하셨다.

큰고통없이 아무도 임종을 보지 못한채 주무시는 듯,  그리 원하시던 하늘나라로 가셨다.

모시던 둘째처남댁도 처음에는 주무시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호흡이 멈추신것을 인지하였다고한다.

95세의 연세가 되셨으니 사실만큼 사셨는데 말년에는 치매로 누워만 계셨다.

그토록 놀기를 좋아하셔 젊은 시절엔 방송국을 자주 출입하시고 가무에 능숙하시고 사시판단과 결정이 여장부셨다.

나이가 드시니 활기차던 예전의 모습은 사라지고 최근 몇년간은 치매로 고생을 하시다가 가끔

제정신으로 돌아오시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큰고통없이 가셨으니

자식들의 복이다.

화창한 봄날에 꽃망울이 미처 잎을 열기도 전에 우리곁을 떠나셨다. 

 

 

집사람과 결혼을 하기로 하고 처갓집에 인사를 드리려 갔더니 둘다 직장생활을 하고 친가가 지방이

라는 것을 아시고는 아이는 못본다고 말씀하셨는데,결혼후  아이가 태어나니 처갓집부근으로

이사를 하였고 큰애를 돌봐주시느라 좋아하시던 방송국출입과 놀이를 다니지 못하셨다.

서글서글하신 성격에 원만한 대인관계등 예전분이시라 배우지 못하셔서 그렇지 사회생활을 지수는

남자들보다도 훨씬 뛰어나셨다.

88년도 환갑잔치때는 신흥사인가에서 잔치를 열었는데 기생까지 불러 신나게 하루를 즐기시고

바로 며칠 여행을 다녀오시기도 하셨다.

삼남삼녀의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우셨고 맨손으로 장인어른과 알뜰하게 생활하셔 직장생활을 하신

장인어른을 모시고 농사를 지으시며 자산을 이루어 자식들을 고생시키지 않게 하시려고 노력하셔,

결혼하는 아들들에게는 집을 하나씩 장만해 주셨다.

 

 

 

젊은 시절에 주말이면 여섯남매가 처갓집에 모여들었고,남자들은 방하나를 차지하고 술마시고 담배피우면서

밤새도록 고스톱을 일요일저녁까지 치면서 들끓었는데 ,그 치닥거리를 도맡아 하셨다.

엄격하신 장인어른성격에  짓눌려 큰소리한번 내보시지 못하셨던 지난 시절이  억울하여 환갑을 지나시고부터는

억울한 젊은 시절이었노라고 장인어른에게 들이 대시며 넋두리를 하시기도 했다.

나이드셔 고향으로 내려와 지내시다가 연로해지시니 둘째처남과 합쳐지내시며 말년을 보내시고  3년전 돌아

가신 장인어른 옆으로 가신것이다.

 

 

 

코로나가 전세계를 뒤덮고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팔천명이 넘어서면서 공공장소 출입과 집회등이 자제되고

결혼,장례등에도 전염을 우려하여 출입을 꺼리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붐볐을 장례식장이 거의 친척과 가까운 사람만이 조문하여 밤아홉시가 넘으면 집안끼리만

남아 술한잔을 하면서 고인을 추도하고는 이틀밤을 보냈다.

발인일에도 흐리고 비온다는 예보와 달리 쾌청하고 다소 싸늘한 가운데 새벽에 화장장으로해서 선산에 

모시니 오전에 장례가 마무리된다.

새벽부터 움직였으니 근처식당에서 열한시경 푸짐하게 식사를 하고는 처갓집으로 갔다가 귀가한다.  

 

포스팅하는 창밖으론 맑은 봄하늘에 바람과 더불어 봄답지 않게 눈이 내린다.

마치 장모님께서 하늘나라에서 화답을 해주시는듯이..

막내딸과 사위를 무척이나 위해 주셨던 장모님.

장인어른과 반갑게 만나 하늘나라의 생활을 신나고 재미있게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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