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대설주의보

dowori57 2022. 12. 1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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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오전에 사대에서 활을 내노라니 어느순간부터 함박눈이 하늘가득 내린다.

눈송이가 시야에 가득하고 과녁을 향해 날아간 화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쌓였다.

며칠전 사실상의 첫눈이 대지를 살작 덮을 정도만 내려 조금 아쉬움이 있었는데 오늘은 정말 많이

내리고있다.

살치기를 하러 과녁으로 걸어가 눈속에 묻힌 화살을 몇개는 간신히 찾고 활터를 내려온다.

도중에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귀가하는데 주차장에 들어와 차를 내리니 본넷과 지붕에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눈을 치우는데도 한참이 걸리고 두어시간 집에 머물다가 네시가 지나 근처야산을 걷으려고 나오니

온통 하얀 눈세상이다.

데크로 연결된 산길을 구청에서 제설작업을 하느라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노력하고있다.

어느직종에도 여성들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하는데, 작업하는 현장직외에 사무직까지 동원되어

제설작업을 하니 여직원들이 여기저기 빗자루를 들고 눈을 쓸고있다.

왜 눈이 오는 것을 좋아할까?

자주 보지 못하던 새롭고도 신비한 장면이 연출되어서..?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뒤덮힌 세상이 흰색으로 하얗게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 덮어주니까..?

주변에서 좋아라고 활개치고 다니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등등 여러가지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겨울은 눈과 얼음이 있어야 제대로 겨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저곳에서 아이들이 눈사람도 만들고 썰매도 타며 깔깔거리고 웃고있고,

그 웃음소리가 회색빛 하늘을 타고 멀리까지 울려퍼진다.

그것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퍼져나온다.

며칠간 지저분해지는 차를 타고 다녀야 하겠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랴...

세상사 시름을 한순간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보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는데.

어느사이 어둠이 깃들고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는데, 은백의 세상은 어둠속에서 빛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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