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초부터 베껴쓰던 '경의 마음으로 사람을 빚다'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 하루한장의 습자지에 책자의 글귀를 베껴쓰다보니 어느사이 두터운 책장의 마지막을 넘긴다. 마지막 글귀로 퇴계의 자명(自銘)를 따라 써 보는데, 높고도 존귀하신 어귀가 가슴에 울린다. 글을 베껴 쓰면서 어른의 고귀하고도 청아한 말씀을 들으면서, 마음도 가다듬고 글씨도 늘어가는 것을 느끼니 뿌듯하기도하다. 退溪 自銘생이대치(生而大癡)--태어나서는 크게 어리석었고 장이다질(壯而多疾)--장성해서는 병도 많았네. 중하기학(中何嗜學)--중년에는 어찌 학문을 좋아했으며 만하도작(晩何叨爵)--만년에 어찌 벼슬을 탐하였던고. 학구유막(學求猶邈)--학문은 구할수록 오히려 멀어지고 작사유영(爵辭愈嬰)--벼슬은 마다해도 더욱 얽어매네. 진행지겁(進行之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