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제주올레길

사려니숲길과 물영아리(191109)

dowori57 2019. 11. 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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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제주생활도 반달이 지나간다. 생각 같아서는 한라산코스의 이번 미답지인 어리목-돈네코코스를

걷고 싶은데 도반이 반대하니 어쩔수 없이 선택한 것이 사려니숲길.

사려니는 한달살기를 시작하면서 여섯번째찾는 것 같아 다른방향인 봉개동방향으로 진입하여 걸어본다

0940에 주차를 하고 출발하여 코스를 완주 하려고 걸었는데 주차장에서 숲길입구까지 2.5km로 50분,

숲길을 들어서서 붉은오름까지 10km, 도합12.5km 왕복 25km의 거리니 만만치 않는 코스이다.

그래도 산을 오르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발하여 가을을 만끽하면서 숲길을 걷는다.

이것이 정말 행복이고 힐링이구나라는 것을 느끼면서 길을 걷는다.

하루종일을 걸어도 좋을 것만 같은 단풍과 낙엽이 어우러진길, 한적하고 호젓한 길이다.

이런 분위기를 느끼고자 이곳의 한달살기를 원하지 않았던가.

입도하여 하루도 쉬지않고 올레길을 걷거나 오름을 찾고 산을 올랐다.

마치 무엇하나를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거나 왠지 뒤처질 것 같아...

웬지 몸을 혹사 시키고 싶은 마음또한 없지 않았으리라....

정말 육신이 피곤하였을때 어떤한 느낌이 들런지...

이십키로에 조금 부족한 길을 걷고나니 오후 세시가 되어간다.

이미 점심시간은 지나고 간간이 간식을 먹어 그리 시장끼를 느끼지 못하였는데, 막상 원점에 도달할 시간이 되니

배가 고파진다. 다섯시간이십여분의 걷기를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물영아리를 향한다.



도반은 다음코스를 포기하고 차에서 쉬겠단다.

일단 물영아리 입구에 도착하니 배가고파 식당에 들려 늦은 점심으로 비빕밥을 맛있게 먹는다.

맛있게 만든 식단인지 배가고파 맛이 있는지 모르겠다.

속을 채우고는 다시 물영아리를 오른다.

멋진 풍광이지만 이미 지친 육신은 그 느낌이 반감이 되는 것 같다.

우거진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길을 돌아 물영아리를 올라 계단길을 내려서니 예상과는 달리 습지에는 물이 없고

메말라 기대했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오래전 분화구였던 곳의 풍광을 잠시 느껴 보고는 다시 무거운 몸을 이끌어 언덕을 올라 계단길을 내리선다.

거대한 자연앞에 인간의 하잘것없는 모습이 부질 없는 것 같다.

걷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강박감속에 또 하루 일곱여시간을 걸었다.



위미항으로 차를 몰아 신선한 회를 사고 마트에서 시장을 봐서는 숙소로 향한다.

손위 처남이 회를 사니 숙소에서 맛있게 한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대화는 서로의 처한 현실을 이야기하다보니 언성도 높아지고 주량도 많아진다.

손위의 형님인데 어찌 저럴까 싶은 것이 내 마음인데, 형님입장에서는 나름 또한 불만이 있으리라.

천년도 못살 인생인데 서로 미워하며 살아야 하나 싶어진다.

홀로 바깥을 나가 맥주 한잔을 마시며 맑고 고운 하늘에,가득차가는 달에 미안해 본다.

세상은 나만이 똑똑한 것은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고...그러나 손윗분들이 기본만을 지켜주었으면 바라본다.

세상사는 우리가 기본을 지키면 무엇이 문제이랴.....

제주의 밤은 깊어가고....답없는 문제만 산적해 지니 이문제를 풀어야 해탈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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