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소풍

dowori57 2022. 2. 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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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모님이 별세하셨다는 전갈을 받았다.

그리고 멀기는 하지만 조문을 가리라고 생각하고 장형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는데,

가만히 생각해보고 중형과 통화를 해보니 가야할 상황이 아닌것 같았다.

당연히 찾아뵈야할 애사임에도 코로나시국이고 오미크론이 급격히 전파되는 시기이니 찾아가는 것도 

상대방이나 주위에 민폐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또 왕복 8시간여가 걸리는 거리도 그러하다. 네시간여를 달려 조문하고는 다시 되돌아오기가 쉽지않은 거리이다.

두분 고모님이 계셨는데 이제 모두 돌아가셨다.

아버님과 같은 항열의 집안어른이 거의 다 이세상에 계시지를 않고 이제 두분만이 계시니 세월도 많이 

흘렀고 그만큼 나이들이 들었다.

이제 우리형제들이  육십대중후반에서 칠십대중후반으로 접어드니 그 윗대어른들은 구십이상의 연세이니

당연한 세상의 이치를 따르나보다.

예전 같으면 죽음이라는 것이 생소하기도하고 두렵고 먼거리의 이야기인것으로 알았었는데

이제는 익숙하고도 친밀하게 느껴지는것이 나이탓이 아닌가싶다.

어린적에는 큰집에서 작은집으로 자주 놀러갔었고 가끔은 고모댁으로 찾아뵙기도하였는데

그시절이 아마득한 옛일이 되어버렸다.

아궁이에 나무를 태워서 밥을하고 군불을 넣으면서 소죽을 끓이고 물을 데우던 시절,

여름밤이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모기불을 지피면서 달빛아래 저녁을 먹던 그시절은

다시는 돌아오지않는다.

기억의 저편 아늑한 곳에서 잠들어 있을뿐....

태어나서 한세상을 살다가 언젠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

이세상 한바탕 소풍을 왔다가 돌아가는 삶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인생은 빈부와 지위고하의격차를 떠나 공평하고 정대하다.

고모님의 영면을 빌며 이세상의 소풍을 끝내고 돌아가시는 길이 평안하시길 빈다.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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