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종로에 나갔다가 사 온 한권으로 된 중용,시경,서경을 펼쳐놓고 붓글씨로 베껴쓰기를 시작하였고, 중용을 쓰고 시경에 들어가니 글자가 워낙 촘촘하여 잘 보이지 않으니 확대경으로 보고 쓰기에도 눈이 아파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쓰기 시작해 오늘 시경을 마쳤다. 305편의 시가를 하루 두어편씩 베껴 써 왔는데 그냥 원문을 한번 읽고 한글 해석본을 보고는 단순하게 베껴 쓰는 것인데도, 한번 쓰는데 삼사십여분이 족히 걸린다. 흐릿한 글자를 확대경을 들여다보며 써 왔는데 마치고 나니 어찌 되었던 뿌듯한 마음이다. 내용을 정독하지도 않았고 글씨도 제대로 되는지도 모르게 시간을 투입하여 써왔는데, 그래도 끝까지 읽고 써봤다는데서 마음속 성취감을 느껴본다. 누가 뭐라고하던 내가 만족하고 좋으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