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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구마캐기(141105)

dowori57 2014. 12. 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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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에게 고구마 캐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이다. 어제도 고구마를 캐러 무려 530여 킬로를 달려 고향인 경북 안동을 갔다 왔다. 왕복 주행 시간만 7시간 40여 분이 소요된 거리이다. 06시 30경 서울에서 출발하여 영동고속과 중앙고속을 타고 달리니 가을 날씨답게 군데군데 안개가 자욱이 피어 있어 부분부분 시계도 흐려 운전엔 불편한 환경이다. 늦가을의 아침 전경을 마음껏 누리며 달리는 길이다.


약속시간인 09시 30분경 작은 형 집에 도착하여 잠시 기다리니 대구에 계신 누나 내외가 도착하고 곧바로 부친과 큰형 내외가 도착하여 차 한 잔에 과일을 먹고 담소 시간을 가졌다. 곧바로 작은 형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 근처에 임대하고 있는 밭으로 이동하여 고구마 캐는 작업에 들어가다. 다섯 고랑 중 두 고랑만 남기고 캐는 작업을 완료하여 남은 고랑이 오늘 작업량이다. 고구마 줄기를 낫으로 제거하고 잡초 제거용 비닐을 벗긴 후 호미로 땅을 깊숙이 파면 줄기에 달린 고구마가 주렁주렁 나오는 재미도 값지다.


그러나 하지 않던 작업이라 조금만 하니 땀을 흐르고 허리가 아프다. 3시간여에 걸쳐 작업을 마치고 고구마, 호박, 무, 배추, 당근 등 수확물을 각자 차에 분배하여 실은 후 제비원 근처 매운탕집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메기찜으로 중식. 신선한 메기찜은 일품요리이다. 거기에 쌀밥은 기름을 뿌렸는지 윤기가 나고 찰지다.

 

중식 후 안동댐으로 이동하여 새롭게 조성된 문화관광단지를 돌아보고 오랜만에 제비원을 들러 구경 후 헤어져 귀경길.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면 고구마를 몇 상자라도 사겠지만 핑계 삼아 부모형제와 만나 회포를 푸는 것에 진정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나마 그 밭도 작은 형이 내년 초 퇴직하면 임차가 종료되니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현실이다.


이제 형들과 누나는 환갑을 넘었고 필자도 환갑이 다가오니 새삼 연례적으로 만남이 기다려짐은 나이 탓인가 싶다. 매년 6월이면 매실 수확을 구실 삼아 모여서 매실을 따고 밭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가을엔 임대한 밭에 고구마를 캐곤 했는데 가을 고구마 수확 행사가 없어질 상황이니 아쉽다.


형제 중 누구 하나가 논밭이라도 보유하고 있으면 이러한 행사가 지속될 것이라 기대하는데 그것마저 난망이다. 하기야 언제까지 할 수 있는 행사는 아니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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