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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동창회(141213)

dowori57 2015. 1. 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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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이십년만에 국민학교 동창회를 참석하여 밤늦게까지 놀고 새벽녘에 귀가했다.
일차는 횟집에서 한잔을 하고 이차 노래방을 경유하여 삼차로 맥주까지 한잔하는 망년회겸 모임이었다. 20년전쯤에 몇번 참석하다가 면면이 얼굴에 익지를 않아 참석치 않다가 몇몇이서 오라고 성화여서
모처럼 참석하였더니 색다른 분위기다.과음하고 늦게까지 놀지않았으면 싶지만..
 
부친이 국민학교교장으로 재직하시다보니 전근으로 인하여 국민학교를 3군데를  옮겨 다녔다.
졸업한 학교는 2년정도밖에 다니질 않아 어울리던 친구들하고만 사귀고 공부를 해서 나머지 친구들은
얼굴이 익질않다. 더구나 졸업하고 45년이나 지났으니 더욱 그러하지만 그래도 기억에 익는 얼굴들은
면면이 옛모습이 남아있다. 이미 세상을 달리한 친구도 몇명이 있고 초로의 나이에 자식을 바라보거나
손주를 돌보며 살아가는 나이가 되었다.
 
아스라히 기억속의 시골학교는 수몰이 되어 물속으로 잠겨 사라지고 이젠 추억만이 남아 있을뿐이다.
비포장도로를 차가 달리면 하얗게 먼지가 날리는 산골 학교 운동장엔 미루나무와 수양버들이 우거지고
학교옆 강에는 맑은 물이 흘러내려 봄철엔 골뱅이를 잡고 여름이면 발가벗고 수영을 하며 놀았다.
 
당시엔 중학교를 시험을 쳐서 선발하였는데 학교사택에 살면서 앞집에 담임선생님이 거주하시면서
6학년 가을부터 2-3달정도 필자를 포함하여 5명을 불러 저녁에 별도로 공부를 시키셨다.
3개반졸업생중에서 시내 명문중학을 입학한 사람은 필자외 1명등 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면내
중학교 입학하였다.
 
학교뒤에는 제법 높은 산이 있었고 깊은계곡이 있었는데 깊고 험한데다 인적이 드물고 무서워
한두번 산과 계곡의 일부만 올라가거나 들어간 적이 있을 뿐이다. 학교뒤 소나무에 누군가가 목을 메어
자살하여 귀신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어린마음에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일년에 한두번 서커스나 가설극장이 오는때면 축제분위기였다. 구경가기위해 안달이었고
갈수없는 형편일때는 근처에가서 들어가는 사람을 부럽게 처다보거나 감사하는 사람을 존경?스럽게
바라보곤 했었다. 그들의 파워로 개구멍으로 통과시켜 주면  공짜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영화화면은 비가 항상 내렸다. 실제 비가 오는것이 아니라 필름이 낡아 스크레치가 많이 생겨
마치 비가 오는것 처럼 화면에 줄이 생겨났다.
 
사택에 딸린 텃밭이 상당히 커서 감자,고구마등을 심어 가을이면 온식구들이 모여 캐어내는 작업에
투입되었다. 집앞에 커다란 모과나무가 있어  가을엔 그것을 따서 얇게 썰어 커다란 항아리에 설탕과
함께 넣어두면 겨울엔 시원하고 달콤한 먹거리가 되었다.
 
사택은 옛날 일본식집이었는데 당시로선 드물게 화장실이 집에 딸려있고 그옆에 목욕탕도 있었다.
화장실은 나무로 되어있어 가끔은 삐그덕 소리도 나고 겨울에는 을씨년 스럽게 추웠다.
목욕탕은 아궁이에 나무를 태워서 물을 덥히는 구조로 무쇠로 된 큼직하고 깊은 욕조 비슷한 솥에
물을 길어넣고 해야하는데 그 큰통에 물을 받아 채우는 것도 큰일이어서 자주 할수는 없었다.
 
시내를 한번 가려면 큰맘을 먹고 가야 했는데 만원버스를 타면 운전석옆에 엔진룸이 있고 그위에
걸터 앉아 가곤 했는데 비포장이라 덜컹거림이 심하고 엔진에서 나는 냄새가 심해 많은 사람이
멀리를 하곤해서 차량에 구토용 비닐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러한 시절을 같이 자랐던 동창들이 다시모이니 정겹지 않을 수 없다. 불알친구들이라 어지간한
욕은 기본으로 대화가 오간다.
세상을 달리한 친구들도 있고 언젠가 우리들도 이세상을 떠나겠지만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게
지내면서 가끔씩 회포를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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