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고와 49제

dowori57 2020. 5. 1. 11:35
728x90
반응형

4.30일,부처님오신날이자 장모님의 49제일이다.

산소에서 처가형제들끼리 단촐하게 제를 지내기로 해서 09시경 출발하니 도착예정시각이 거의 11시이다.

조금 일찍 출발할 것을 싶은데 어쩔수 없이 차를 달린다.

청북IC를 지내 당진과 서울분기점으로 들어가면서 당진방향은 차량정체가 심하여 서울방향으로 진입하는순간

차량정체가 심하여 바로앞에 정지를 하길래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뒤차가 정지하지 못하고 차량뒷부분에 충돌한다.

옆자리의 도반은 '왜이래'하면서 고성을 지르고 쿵소리와 함께 추돌한 것이다.

우선 차량을 갓길로 뺀다음 내려보니 뒷차의 운전자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면 어떻하냐?'고 항의한다.

'아니,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고 급정거하는데 브레이크를 밟아야지,그럼 가냐고'하니 말이없다.

안전거리 미확보인 것이다. 끼워들면서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이미 차량의 2/3가 진입한 상태인데

뒷차가 과속하다가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지 못한 것이다. 

조심을 하였어야 하는데 그래도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으니 천만다행이다.

장모님이 보살펴 주심인가싶다.

 

 

인정을 하지않으니 보험사 출동반을 부를 수 밖에....

연휴의 시작이라 차량이 정체가 시작되고,어차피 약속한 시간에가기는 틀렸다.

큰처남에게 연락하였더니 오지 말라고 하지만 그럴수는 없는 일이다.

이십여분을 기다려 출동반이 도착하여 사고상황을 접수하고 판단은 근무일에 할것이니 갈길을 가란다.

사과하지않는 상대방이 괘심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정체가 지속되는 외곽도로를 달려 자유로를 지나 산소에 도착하니 한시간여가 경과되었다.

늦음을 사과하고는 바로 제사를 지낸다.

그리고 도반의 어머니에 대한 글을 낭독하고 49제를 마친다.

매 제때마다 인근의 절을 찾아 백팔배를 드렸고 오제무렵에는 어머니가 돌아가셔 절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정성껏 모셨으니 극락왕생하시리라 믿는다.

 

 

 근처식당으로 옮겨 점심을 먹었다.

어머니상에 대한 부의에 고마움을 표하고 식사값을 계산하였더니

그럴줄 알았으면 더 맛있는 것을 먹을건데 그런다.

그리고 커피숍으로 이동하여 아들이 사는 커피를 한잔씩마시며 담소의 시간을 갖는다.

큰행사가 종료되었으니 전체적인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헤어져 용산으로 가서 쇼파와 서랍장을 사고나니 여섯시가 되어간다.

다시 서해안고속도를 달려 집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었다.

수고하였다고 도반이 막창을 먹자고하여 소주한잔을 마시고는 길고긴 하루을 마감한다.

 

 

도반이 쓴 엄마를 그리며를 첨부한다.

 

사랑하는 엄마를 그리며...

엄마!!

잘 지내고 계시죠?

아버진 만나셨나요?

 

오늘은 엄마가 우리들 곁을 떠나신지 49일되는 날입니다.

언제나 우리들 곁에 계실 줄 알았는데

늘 그 자리에 계실 것만 같았는데

49일 밖에 안 되었는데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쓸쓸함에 눈물이 나고

문득문득 그리움이 복 받쳐 올라 눈물이 나고

잘 해드리지 못한 아쉬움에 눈물이 나고

엄마에 대한 기억들이 사라져 버릴까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사랑하는 엄마!

엄마를 기억하고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우리 형제자매들  가족들 손주들

이 자리에 모두 모였습니다.

    

철부지 어린 시절 제 기억 속 엄마는

자식들 입에 밥 들어가는 거 보며 난 배부르다 하셔서 정말 그런 줄 알았습니다.

사과 속만 드시고 난 이게 맛있다하셔서 정말 그런 줄 알았습니다.

생선 구워 맛있는 살 자식들 발라주시고는 난 됐다 하셔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조금 나이 들어 제 기억 속에 엄마는

똥오줌지게 퍼 나르시며 밤을 낮 삼아

남자보다 더 남자 같은 일을 하셔도 그저 엄마니까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숨소리 한 번 크게 내지 못하시고, 목소리 한 번 크게 내지 못하시고 

까다로운 아버지 입맛 맞추시느라  종종거리시며

아버지 드시고 남은 찌꺼기만 드시던 엄마는 엄마니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뒷바라지 우리들 뒷바라지로 꽃다운 청춘 다 보내시고

한겨울 엄동설한 차디찬 물에 두 손 담가가며 죽어지면 썪을 몸 아껴뭐하냐며 

농사일  집안일  몸이 부서져라 일만하시던 엄마는 엄마니까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엄마!

자식들 시집 장가보내고  흰머리 희끗해지는 나이 되고보니

이제야 조금,  아주 조금 엄마 마음을 알 듯 합니다.

엄마니까 괜찮은 게 아니었고

엄마니까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엄마는 보통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통량 넓고 아량 넓으신 바다와 같은 분이셨습니다

 

배우지 못한 게 한이라면서 내가 배우기만 했더라면 하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지만 많이 배운  그 어떤

사람보다많이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 더 많이 알고 계셨고, 더 큰 사랑으로 모두를 품어주셨던

엄마는 지혜로운 분이셨습니다.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주변을 두루두루 살뜰하게 챙기시며 

사람 사이에 막힘이 없으셨던

엄마는  화통하고 넉넉한 분이셨습니다.

 

엄하고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도

짬짬이 방송국에 뛰어다니시며 

가장 환한 미소로  박수쳐주시고  보는 사람마저도 신명나게 해주셨던

인생의 참 멋을 즐길 줄 아셨던 신도 많고 흥도 많으셨던

엄마는 멋쟁이셨습니다.  

 

한 쪽 눈이 병신이다. 한 쪽 눈이 병신이다 하셔도 그저 귓등으로 흘려듣고

내 새끼 내 가족 챙기기 바빴던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세요.

엄마 마음 헤아리지 못하고, 엄마의 깊은 뜻  살피지 못하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그 많은 잘못들 불효를 용서하여주세요.

 

엄마!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가 사랑한 우리 가족들 기억해주세요..

먼저, 우리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큰오빠, 큰 올케 언니와

힘든 순간도 많으셨을 텐데 항상 웃음과 넓은 마음으로 엄마 아버지 지극 정성으로 잘 모신 둘째오빠, 둘째 올케언니와  

또 중간에서 힘을 실어주시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큰언니, 큰형부, 막내오빠막내올케언니, 작은언니 

그 뒤를 열심히  따라가는 우리 부부까지

 

그리고 엄마

착하고 바르게 자라서 반듯한 가정들 이루며 건강하고 예쁘게 잘들 살고 있는

엄마 아버지의 자랑스런 손주들  청안의 아이들까지...

 

이 모든 게

다 엄마 아버지가 잘 키워주시고 잘 보살펴 주신 은혜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형제들, 손주들, 식구들

지금처럼 앞으로도 더 우애있게 행복하게 잘 지내겠습니다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진달래꽃, 복숭아꽃 온갖 꽃들 앞 다투어 꽃 잔치 벌이는

이 좋은 계절에 

좋은 날 좋은 시 잡아 아버지 곁으로 가신 사랑하는 엄마

아버지 손 꼭 잡으시고  가시고 싶은 곳 훨훨 날아다니시고, 드시고 싶은 것 마음껏 드시면서

제일 좋은 곳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마음의 짐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안하게 쉬세요.

엄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고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엄마를 그리며...

2020430일 막내딸 드림.

 

728x90
반응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별  (0) 2020.05.09
이사  (0) 2020.05.01
인간의 욕심  (0) 2020.04.28
들길걷기  (0) 2020.04.26
옛추억 1978  (0) 2020.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