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이 다가오니 또 하나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자리를 잡은 후 매년 빠지지 않고 명절이면 다녀오는 고향이고 부모님이 계신곳을
찾아뵙는 연례행사이다.
아마도 횟수로 35년이 되어가나 보다. 설과 추석에는 빠지지 않고 다녀온 고향길이다.
작년 환갑기념으로 추석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여행을 다녀 오면서 빠진것 말고는 거의 참석하였다.
서둘러 출발한다고 하였지만 예정보다가는 30여분이 늦었다.
집을 나서 IC를 들어서는 길까지도 평소보다도 한산하였고, 고속도로를 들어서서도 차량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이상한 느낌까지 들 정도로 한산하다.내비에서도 도착예정시간이 불과 4시간후 정도로 안내한다.
지체로 유명한 영동고속도로의 수원까지의 길도 기분좋게 달린다.
동계올림픽의 영향으로 조금더 정체가 될 것으로 판단되는 영동고속을 피해 신갈IC에서 경부로 들어서니
바로 정체가 시작된다. 그러면 그렇지 싶었다. 망향을 지나도 정체는 풀릴 기미가 없다. 내비에서는 청주를
지나니 국도로 들어서란다.
작년부터 명절에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면제된다니 그것 하나는 좋다. 고속도로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비용을 받는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싶은데,그렇게 욕을 많이 얻어먹는 의원들이 그것하나는 마음에 드는
발의를 하였다.
국도는 조금 달릴다보니 또 정체이고 내비의 소요시간은 하염없이 늘어만 간다.
속리산부근을 지나면서 내비에서는 고속도로 진입을 안내하지만 그냥 보은에서 상주로 국도를 달린다.
차리리 한산하기도 하거니와 주변의 경치도 보면서 운전의 묘미도 느낄수 있어 시간은 걸릴지 모르지만
그 맛이 한결 낫다.
상주에서 짜장한그릇으로 점심을 먹고는 매년 들르는 선산의 도리사를 찾는다.
태조산 자락의 도리사를 오르면 내려다 보이는 풍경도 좋고 백팔배를 올리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볍고
장시간 운전으로 지친 몸도 좀 풀린다.
길을 달려 도착한 요양원.
구순을 넘긴 모친이 계신 곳이다. 알츠하이머와 당뇨등으로 입원하신지가 십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다.
음식을 삼키는 기능도 상실되어 콧구멍으로 호스를 집어넣어 죽을 드시면서 11년의 세월을 거동하지모 못하면서
지내오셨으니 당신께서도 무척이나 피곤하고 힘들 것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계시지만 사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요양원을 뒤로하고 부친이 계신 장형의 집으로 달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식사와 술한잔을
마신다.
아이들이 커버리고 각자의 일이 바쁘니 삼형제와 조카들 몇명만이 있는 단촐한 분위기이다.
피곤한 몸을 밤늦게 누이니 중형과 조카가 잠이 오지 않는다고 새벽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을 세우다시피 한다.
서로의 처한 환경이 틀리고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지만 자식을 아끼는 부모의 마음과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은 다르지 않은가 보다.
어려움 환경에서 서로를 위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잠을 이룰수는 없지만 가슴속이 짠한 마음이다.
몇시간 눈을 붙이고는 설날 아침. 차례상을 차리고는 단촐하게 조상님께 제사를 지낸다.
제사상에서 복주로 몇잔을 마시고는 부족한 잠을 자려 누웠지만 한달전 결혼한 아들내외가 도착하여
인사를 받고는 이야기를 하다가 점심을 먹고는 각자의 길로 헤어진다.
명절이라야 몇시간을 고생하며 달려왔다가 하루밤을 지내고는 익일 점심을 지나면 각자의 처갓집으로 발길을
돌린다.이리저리 길바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귀경길을 서둘러 집에 도착하니 딸네 식구가 집으로 온다고 한다.
아무래도 시집이니 불편도 할 것이고 집으로 와서 술한잔을 마시고 싶기다 할 것 이다.
명절의 후일담을 나누며 밤늦게까지 마시다가 내일을 위해 취침을 한다.
다음날은 처갓집행이다. 예전 같으면 명절날 모여 고스톱을 치면서 술잔을 나누었겠지만
이젠 그런 분위기도 아니고 각자의 집안이 모여야 하니 우리식구만 가서 처남과 준비해가 회로 술한잔을 나눈다.
여기 처가집도 장인께서 돌아가시고 치매증상이 심하신 장모님이 계시니 집안마다 근심과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