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동짓날과 팥죽

dowori57 2023. 12. 2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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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는 24절기 가운데 스물두째 절기로 팥죽을 쑤어먹는 명절이며 일년중 밤이 가장 긴날이다.

어릴적에는 모친께서 커다란 가마솥하나 가득 팥죽을 쑤었다. 팥죽에 넣는 새알을 만드느라 며칠전부터 온 가족이

모여앉아 밤 늦도록 하얀 새알을 만들었다.

군불을 떼어 뜨뜻한 방에 앉았노라면 매서운 추위의 바깥날씨는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덥기도하고 갈증이 나면 추위에 벌벌 떨면서 옷을 껴입고 바깥으로 나가서 밭가운데 묻어놓은 무우를 꺼내와

베어먹는 시원한 맛이란 잊을 수가 없고 지금의 어느 과일보다도 시원하고 달콤하였다.

활터에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 산책을 하다가 운동시설이 되어있는 곳으로 와 위를 바라보니 눈비를 막기위해

차양을 친 곳에 지난 가을 단풍이 떨어진위에 눈이 내려 얼어붙어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고있다.

며칠전 내린눈이 얼어 곳곳이 빙판을 이루고 해가 저물면 더욱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하늘에는 반달이 그 빛을 더하고 어둠이 깃드니 귀가하면서 팥죽을 한그릇 사서 가져간다.

둘이 먹자고 팥죽을 쑤기도 쉽기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는 아쉬우니 한그릇 사서 둘이 먹는다.

동지라 팥죽맛이 별미이다.

아련한 추억속의 어린시절을 소환하며 한그릇을 비우고나니 동지날이 실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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