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음주의 기억

dowori57 2017. 10. 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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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전직장의 후배들과 한잔을 하였다. 한직원이 새로이 집을 사서 집들이 겸해서 삼막사입구의 식당에서

고기를 먹고는 2차로 집으로 가서 각종 담금주를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이 보기가 좋다.

퇴직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불러주니 그것 또한 기분 좋은일이다.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핑계로 술자리를 갖는다.

그제는 국민학교동창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잔술을 마셨다.

술집을 찾은 손님들중에서 가장 노년의 테이블인것을 화장실에 다녀오다보니 확연히 표시가 나는것을

알았다. 젊은이들 틈에 늙수구레한 사람들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은 어쩔수가 없는 일이고 그러한 가운데서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보기가 좋다.

퇴직한 친구는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건설현장의 안전관리자로 채용이 되어 생소한 환경이지만

열심히 잘 적응하고 있다.

살아오면서 음주에 대한 몇가지 추억들이 생각난다.



국민학교시절에 시골에서 돼지를 잡으면 잔치집 분위기가 난다.

우선 선지로 국을 끓여 막걸리한잔에 안주로 술판이 벌어진다.

그리고 고기안주와 더불어 고기국을 먹는다.

 짓궂은 어른들이 막걸리를 한잔 주길래 얻어 마시고는 취해서 학교운동장에

누웠더니 하늘이 뱅뱅돌아가는 느낌에 처음으로 술이라는 것을 알았다.


대학을 입학하고 고등학교친구들끼리 만나 대구근교의 화원유원지를 놀러가서는 식당에 자릴잡고

매운탕인가의 안주에 술을 마시기 시작하였다. 주량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모두들 술에취해 그자리에서 눕거나 뻗어버렸다.

그런데 술상 저만치 한놈이 앉아있길래 서로 술마시기 내기를 했다.

한잔을 마시고는 일어나서 한바퀴를 돌고 또 한잔을 마시고 돌고...

얼마나 하였는지 화장실이 급해서 소변을 보고 나오다가 쓰러져 버렸다.

토악질을 속이 텅빌때까지 하고는 인사불성이 되었는데 깨어보니 친구집이고 다음날이었다.

도저히 운신을 할 수가 없어 다음날 종일 누워있다가 간신히 일어나니 라면을 주길래 들어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몇숟가락 먹고는 집으로 가는데 또 오버이트를 했다. 만 이틀을 쓰러져 고생을 하였다. 

젊음의 혈기로 죽어라고 마신것이다. 실제 그때 죽지않은것이 다행이었다.



그후 로도 이친구들과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고 있는데 각지에 흩어져서 살다보니 중간지점인 대전과 대구에서

주로 일박모임을 갖는데 한때는 일차,이차를 먹고 숙소로 가면 거기서 또 맥주를 마시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면

맥주병이 방을 빙둘러 쌓을만큼 마셨다.

이젠 세월이 흘러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만났다하면 술이다.

어떤때는 아침해장술이 점심까지 가는 때도 왕왕있었다.


군대시절. 논산훈련후 후반기교육을 마치고 자대에 대기병 생활을 하던때.

며칠사이에 자대에 편입되어도 선임은 선임이지만 같은 일등병으로 대기병신세인데 굉장히 심하게 군기를

잡은 사람이 있었다.

크리스마스경인가. 분위기도 그렇고 부대내 식당에서 사역을 마치고나니 당직사령이 수고하였다고 막걸리를

풀었다. 오랫만에 마셔보는 술이라 한정된 소량을 기분좋게 마시고 내무반으로 가는데 선임이 군기가 빠졌다고

목욕탕으로 집합시켜 원산폭격을 시키더니 그것도 부족하여 워커발로 비틀거리는 사람의 어깨를 내리누른다.

안경을 끼고 원산폭격을 하고있다가 발로 누르니 넘어지면서 안경이 깨어지고 그파편으로 눈주위가 찢어지며

피가 솓는다. 순간 술도 한잔 먹었겠다.'너만 빽이있냐. 나도 있다'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시비가 되다가

기간병이 오는 바람에 상황은 종료되고 치료를 받았는데 다행이 눈거플에 상처만 입었다.

다음날 한쪽눈에는 붕대를 붙이고 깨진안경을 쓴 대기병이 사고를 쳤다고 부대안에 소문이 나서 웃음거리가 된

기억이 있다.

그몰골로 며칠후 참모장과의 면접이 있었으니 참모장님은 참 한심하고 웃기는 놈이구나 생각하고는 군수처로

발령난 보직명령을 승인한것 같았다.



혈기왕성하게 직장생활을 하던시절.

거래처 접대를 위해 용인자연농원내 식당을 예약하고 거래처인원 십여명을 세명이서 대작한 적이있었다.

분위기가 익어갈무렵 한잔을 옆사람에게 권하고는 한잔받아 마시고는 다음사람...

한바퀴를 돌았다. 취기가 오르며 화장실을 갔다오는데 술을 좀 깰양으로 잔디밭을 걷다가 어느지점에선가

누워 잠이 들어버렸다.

회식이 파할무렵 거래처에서는 이차를 가자고 하고 사람을 찾아보니 보이질 않고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더군다나 계산을 한다고 현금을 뒷주머니에 갖고 있었으니..

넓은 공간의 어디에서  쉽게 찾을수가 있단 말인가. 더구나 밤이되어 주변이 어두운데...

할 수없이 상사가 거래처사람들을 수습해서 귀경을 하고 부하직원에게 찾아서 계산하고 데리고 오라한 모양이다.

부하직원이 그 넓은 농원안을 뒤져 간신히 찾았으나 의식불명인 상태. 계산을 하고는 부하직원집으로 갔으나

그 상황에서도 거기에서 자질않고 악착같이 집으로 가긴했나보다.

다음날 출근하였더니 상사왈'도대체가 접대를 하러간건지 접대를 받으로 간건지...'하면서 혼이 난 적이 있었다.



두어번의 큰 실수외에 사소하게 몇번의 에피소드속에 술을 함께한지가 벌써 사십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마신술의 양이 적지않으니 국세청에 세금도 많이 내었을 것이다.

술도 음식의 하나로 주의하고 즐겁게 마시면 생활에 이익이 되는 것이다.

이젠 나이가 들어 적당히 조절할 줄아는 나이인데 아직도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그것이 쉽지를 않다.

서로가 서로를 잘알고 있으니 취하면 그저 마시라고 종용이다.

언제까지 그럴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는날까지 건강하게 웃으면서 즐기는 삶을 살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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