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서 우스운 이야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재봉틀을 가져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자유자재로 옷도 고쳐입고 각종 기능을 배워 부수적인 무엇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근원적인 첫번째 이유는 향후 전원생활을 하려면 옷을 수선하려고 멀리까지 나가야하는
불편함을 덜어 보자는 것이고, 두번째는 구입한 바지의 길이가 항상 길게 만들어져 나오니
매번 그것을 신체에 맞게 줄여야하는 불편함에서이다.
거기에 투자되는 비용과 시간등을 감안하니 하나 구입해 보는것도 괜찮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재봉틀한대 구입가격이면 바지한벌 수선비의 150배가 되는셈이니 현실적인 계산에서는
타산이 맞지않는다.
그러나 계산적인 것보다가 우선하는 것이 사람의 욕망과 욕구이다.
덜컹 구입하여 집으로 가져가니 도반이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서너차례이상 잔소리를 한다.
매장에서는 구입하여 가져가면 와이프들이 다들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하던데....
며칠을 박스도 뜯지않은채로 보관하다가 어느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길이가 긴 등산복바지를
두벌꺼내놓고 작업을 시작하였다.
전혀 교육도 받지않았으나 메뉴얼을 보아가며 실패에 실을 감는 것을 성공하고, 다시 밑실을 넣고
윗실을 코스대로 연결하여 시험가동을 하니 바느질이 되면서 잘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다.
대충 바지길이를 재어 가위로 절단하고는 작업을 해보았으나 천이 군데군데 울면서 제대로 말끔하게
재봉질이 되질않는다.
잘못된 재봉실을 뽑으니 군데군데 구멍도 뚫리고 엉망이된다.
어릴적 어머니가 하시던 수동재봉틀을 옆에서 보노라면 싶게 잘도 되었는데...
시간을 투자하여 간신히 실을 뽑고는 다시 작업을 해보지만 바짓단이 접혀서 작업하기도 힘들고
그러다보니 속도를 제대로 내어하는 곳을 일정한데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잘못잡은 부위는
영 모양이 아니다.
세상이 쉬운것이 없는 법이다. 하루 아침에 쉽게 된다면 세상에 어려운 것이 어디있겠는가.
그럭저럭 모양새는 보기좋지 않지만 길이는 줄이기는 하였다.
어느누가 바지단만 쳐다볼것도 아니니 무슨 상관이랴싶다.
첫번째 작품치고는 썩히 훌륭하다고는 할 수없지만 그렁그렁이다.
나중에 시간이 있어 판매장을 찾아 교육을 받으려고 하였는데 평일은 곤란하고 토요일을
아무때나 오라고 한다.
잘 되지않는 파트를 문의하였더니 하단의 케이스를 제거하고 바짓단을 집어넣은 상태에서
재봉질을 하니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잘만된다.
그것을 손으로 펴가면서 어거지로 재봉을 하니 잘 될수가 있었겠나?
그나마 완성을 한것만도 대단한 실력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알고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이 모르는 상태에서는 어렵고도 어려운 것이다.
언제가 시간이 되어 교육을 30여분정도만 받으면 엔간한 것은 스스로 할 수가 있을 것이고,
설령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하나하나 깨우쳐가노라면 어느순간은 터득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