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봉사단체에서 써클활동을 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선배와 동기들이 어울려 놀다가 선배의 권유로 가입한 써클이었고
열심히 어울리고 봉사하면서 2년을 지내다가 군입대를 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지다가
가끔 가까운 몇몇사람만 만나고 소식만 듣고 지내왔다.
마지막으로 본것이 군입대후 대전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고 있을 무렵 다수의 회원들이 면회를 와서 반갑게
만난 기억이 생생하기도 하다.
칠십년대를 아지트였던 다방에서 만나고 근처 막걸리집을 전전하면서 많이도 어울려 다녔었다.
단합대회로 산행도 많이 갔었고 봉사활동도 정기적으로 다녀 당시는 농촌으로 근로봉사를
위주로 다니면서 마지막날을 서로간의 우의를 다지는 날도 가졌다.
선후배간의 규율이 엄격하여 군기?도 세었다.
언젠가 한번은 밀양으로 동기를 끼리 놀러를 갔다가 어느 강변의 누각에서 쉬다가 나를 포함하여
두명인가가 강으로 내려가 옷을 홀랑벗고 수영을 하였는데 누각과 강의 거리가 꽤나 되어 안보일줄
알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다보인다고 오랫동안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군제대후 복학하니 학업에 전념해야할 입장이고 졸업하고 상경하여 직장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살다보니 자연 동기들과의 만남이 없어졌다.
거기다가 서울과 대구라는 지역적인 거리가 있다가 보니 더욱 그러하였다.
대구에 있는 친구들은 자주 어울리고 모이다가 작년에 부산에서 전체가 모여 단합대회를 한 모양이다.
모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일박이일로 다녀오기가 귀찮아 모른척 참석치 않았는데
모임을 가지고난 후기가 자연 많아지는 나이가 되다보니 계속 연락이 오고 포항모임에 참석하라고
종용해오니 오랫만에 참석키로 하고 토요일 아침KTX에 몸을 싣는다.
40년만의 만남이니 반갑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것이 사실이다.
마중나온 친구와 반갑게 해후를 하고 약속된 식당으로 가니 시간이 일러 근처 커피숍에서 기다리다보니
하나둘 모두가 모이기 시작한다.
현직의사 둘, 전현직 교장둘,기업가,교수,은퇴자4명과 주부 및 동료부인등 12명이다.
해외여행중인 친구와 집안에 일이있어 참석치 못한 여회원3명등 4명이 불참하여 양호한 성적이다.
여성3명도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불참케 되었다.
포항물회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는 유람선을 탄다. 형산강을 일부 올라가 바다를 돌고는 원점으로 회귀하는
35분여의 코스이다.
가을이라 축제가 열리고 곳곳이 사람들이 운집하여있다.
그리고는 숙소행.
전직교장이었던 친구가 초임교사시 무던히나 애를 먹이는 문제학생을 훈육실에 불러다 놓고는 때리다가
둘다옷을 벗고는 계급장떼고 싸워보자고 하여 피터지게 부딪히고는 겨우 사람을 만든 인연으로 맺어진
제자가 운영하는 펜션이다.
바닷가 절벽에 멋있게 지어진 펜션에다 주인인 사장은 한눈에보기에도 주먹세계의 사람처럼 우람하고
햇볕에 시커멓게 탄 구릿빛 얼굴의 사나이다. 십여살 차이의 제자지만 얼핏보기에는 스승보다도 더 나이가
들어보인다.
방을 배정하고는 별채로 안내되어 준비한 가리비,고래고기,쇠고기와 돼지고기등 푸짐한 안주와 후배가 보내준
와인,준비한 양주와 소주,맥주에 제자가 선물한 송노주에 분위기를 익어가고 해변의 바다를 바라보며
분위기가 무르 익는다.
일본출장을 갔다 돌아온 개업의사인 친구는 내일 학회가 서울에서 있는데도 밤늦게 참석하여 같이 어울린다.
밤늦도록 이야기와 더불어 노래로 유흥을 즐기다가 새벽한시가 넘어서야 잠자리로 이동한다.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지는지 여섯시가 지나니 모두들 눈을 뜬다. 학회와 결혼식에 참석하는 두 의사를 보내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다가 컵라면으로 속을 채우고 나니 펜션사장인 친구의 제자가 젯트스키를 타러
가자고 한다. 스쿠버복장의 옷을 갈아 입으니 타이트하니 몸에 착 달라 붙는다.
나와 두명이 따라 붙으니 제트스키 두대를 끌고는 바다로 나간다. 간단히 교육을 받고 바다를 달리니 기분이
그만이다. 다가오는 파도를 맞부딛히니 그 스릴과 쾌감이 그만이다.
칠포해수욕장을 크게 한바퀴 돌기도 하고 한시간여를 제트스키를 즐기고는 숙소아래 해변으로 돌아와
일행을 데리려 펜션사장이 올라갔는데 한시간여가 걸려 혼자 낚시대를 메고 내려온다.
일행은 타지 않겠다고 하니 낚시나 가서 손맛을 보자고 한다.
일행은 그만 오라고 손짓하나 스승의 친구를 대접하겠다는 호의를 무시할 수가 없고 삼사십분이면 되지 않겠냐
싶어 상당한 거리까지 나갔는데 근 한시간여를 돌아다녀도 소식이 없다.
펜션사장은 손맛을 볼때까지 못간다고 으름짱을 놓는다.
기차가 예약이 되어있데도 취소하면되고 하루밤 더묵고 가도 된다고 잡을때까지 낚시를 하자고 한다.
일정시간이 지나니 겨우 펜션사장이 삼치한마리를 잡고 시간여를 더 움직였으나 소식이 없다.
스쿠버를 하는 배에 다가가 물과 먹을 멍게나 좀 달라고 하였으나 자기들도 잡은 것이 없단다.
키를 우리친구가 잡았으니 방향을 돌리자고 하였더니 아무 말도 없이 수긍한다.
조금전에는 배의 시동이 시원치 않아 걱정도 하였는데 아무도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아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는데 다행히 시동이 걸려 안심도 한 적이 있다.
해변으로 나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 점심이고 뭐고 바로 포항역으로 달려야 시간을 맞을 것 같은데
어라,하이브리드 차량인 친구의 차가 계기판에 경보음이 뜨면서 이상하다. 긴급출동을 포항역으로
오라하고는 역까지 사십여분을 달려 간신히 승차를 하니 오분여의 시간이 남은 시각이다.
친구의 차는 벨트가 끊어져 대구로 견인한다고 연락이 온다.
기다린 회원은 욕을 하였다고 하는데 이야기를 듣고는 고생했다고 위로를 한다.
아침용으로 사놓은 빵을 가져온 친구가 있어 그것으로 속을 채운다. KTX에는 식당칸이나
이동매대가 없어졌다고 한다.
일박이일의 쇼 같은 날들을 마무리한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도 사십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만 있을 뿐이다.
모두들 수고하였고 건강하게 다시 보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