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중복

dowori57 2017. 7. 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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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복날이면 형제들이 모여 복날음식을 먹으면서 보내는 것이 처갓집행사이다.

결혼하면서부터 시작하였으니 34년이 훌쩍 지났다.

올해도 이날저날을 검토하다가 중복이 마침 토요일이고 모두들 일정이 좋다고 하여 결정을 하였는데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더욱 부담이 없다.

매년 참석하시던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계시지 않으니 이빨하나가 빠진듯하고 앞으로는 참석인원이 점점 줄어들

것은 자명한 일이다.

수십년간 육남매가 모여서 마시고 먹으면서 즐겼는데 이제 이런날도 많이 남지 않았으리라.

그간 모이면 즐거움도 다툼도 있었지만 지나간 일은 모두가 아름답고 고마운 기억이다.

딸이 해외에 연수차 나가있어 금요일 저녁에 사위가 손녀를 데리고 집으로 왔으니 하루밤을 자고는

같이 내려가야한다.

마침 TV가 고장이 나서 화면이 나왔다가 나오질않음을 반복하니 A/S를 신청한 시간이라 점검을 받으니

전원보드를 교환해야 한다고 한다.

그비용이면 평소생각하던 빔프로젝트를 교환하던지 아니면 신형으로 교체하는것이 나을것 같은 생각이 들어

기사를 그냥 보내고 안산으로 출발한다.

오랫만에 찾은 텃밭은 토마토와 복숭아,포도,참외,옥수수,가지,오이등이 주렁주렁 잘자라고 있다.

가뭄에 애를 태웠는데 장마가 시작되어 흠뻑 비를 맞으며 열매를 맺고 있다.

열심히 가꾼 큰처남의 노력과 정성의 결과이다.

유월초 왔다가 잡초가 자라는 빈땅을 발견하고는 풀을 뽑고 시장에 나가서 참외와 토마토모종을 사와 심었는데

남들보다는 한달이상 늦게 심어 언제 자랄까 싶었는데,그사이 김매기를 한번하고 비료를 주었을 뿐인데

주먹만한 열매를 맺고 있고 여기저기 많은 꽃들을 맺고 있어 많은 수확이 기대된다.

다만 중복에 몇개는 맛볼수 있겠다 싶었는데 기대에 충족치는 않았지만 앞으로의 수확이 기대된다.

포도도 넝쿨을 따라 열매가 주렁주렁 보기좋게도 매달렸고 복숭아는 먹음직 스럽게 붉게 익어가고 있다.

낙과를 주어 먹어보았더니 상큼한 것이 갈때사가지고 간 상품의 복숭아보다도 맛이 좋다.

어린손녀는 열매를 신기해 하지만 거미줄과 더불어 모기와 벌레들이 달려드니 금방 원두막으로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장마철이라 폭염과 더불어 습도가 높으니 온몸이 끈적하며 불쾌지수가 높은날의 연속이다.

원두막이라지만 시원한 에어콘을 두대나 설치하고 수도물이 콸콸나오니 예전의 원두막과는 거리가 멀다.

오랜 도시생활에 이만큼의 자연을 접할수 있는 기회도 드문 것이다.

처남댁이 일차로 끓여온 고기를 커다란 들통에 넣어 프로판가스로 다시 끓인다.

육남매와 처부모등 14명인데 두분이 없으니 12명에 아이들이다.

어느정도 준비가 되니 부추를 넣어 고기를 푸짐하게 쟁반에 담아 소주한잔을 곁들어 먹는다.

금년들어 처음먹는 고기인데 맛이 좋다.

예전에는 가끔씩 먹었는데 갈수록 그횟수가 줄어든다.

특히나 큰동서는 고기를 거의 끼고 살다시피하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시들한지 이번이 처음이라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입맛도 바뀌고 있는것이다.




술이 과해 잠시 말다툼도 있었지만 시간은 흐르고 취한김에 낮잠도 한잠씩자고나니 텃밭일을 할 시간이다.

무성한 고구마 줄기를 정리하며 연한순을 따서 반찬거리로 만들고,고추와 오이도 수확을 한다.

부추도 수확을하고 각자의 몫으로 배분을 하니 한보따리가 된다.

원두막에서 하루종일을 지낸 사위와 손녀는 저녁무렵 지겨운지 찜질방으로 가고 밭일을 마치고 낮에 남은 탕으로

저녁을 먹고나니 아홉시가 되어간다.

손녀때문에 지체되는 사위는 집으로 오라하고는 처남차를 얻어타고 귀가한다.

7월한달은 이런저런행사로 열심히 찾는 산행을 한번도 가질못했다.

열심히 활동하던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니 온몸이 나른하다.

일요일은 산행을 할까하였는데 손녀를 돌보아야 하니 또 집에 붙어있어야 한다.

이렇게 무더운 칠월이 지나가나보다.

무더위속에 보신탕으로 원두막에서 하루를 보낸 중복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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