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동지팥죽

dowori57 2015. 12. 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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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있으며 음력 11월 중, 양력 12월 22일이다.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동지에는 팥죽을 먹는 관습이 있었다. 팥죽의 붉은색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뜻을 가지고 있다.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먹는 사람의 나이만큼 팥죽에 넣어 먹었다.
동지는 밤이 길고 날씨가 춥기 때문에 호랑이가 교미를 하는 날이라 해서 '호랑이 장가가는 날'로 불리기도 했으며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우면

풍년을 알리는 징조로도 여겼다.

 

 

 

 

 

예전 어릴적엔 어머니가 커다란 솥에 팥죽을 썼다.나무를 지펴 아침부터 준비한 팥으로 죽을 쓰고,

하루전날 식구들이 둘러앉아 새알을 만들었다.

작은것을 위주로 만들었으나 재미삼아 왕새알을 몇개는 만들어 넓은 쟁반에 가득이 담아놓고 팥죽이 끓으면 넣어

온식구가 둥근상에 모여 김이 무럭무럭나는 팥죽을 맛있게 먹던 기억이 새롭다.

먹기전에 팥죽을 집안구석구석에 뿌리며 악귀를 쫓아내는 어머니의 모습도 그리운 장면이다.

 

어제가 동지인데 요즘세상에 동지를 찾거나 팥죽을 별도로 하는 집은 거의 없는것 같다.

가족이 단촐하여 번거로운 음식을 하기도 귀찮기도 하거니와 신세대들은 팥죽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침에 신문을 보니 동짓날에 맞춰 모회사의 먹음직한 팥죽광고가 한면을 가득채우고 있다.

김치도 담그기를 어려워하는 집사람에게 팥죽을 요구하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니 저녁에 사서 먹어야겠다라고 생각이 든다.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 가운데 정겨웠던 우리의 옛문화가 하나둘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그나마 동지풍습을 기억하는 세대마저 이세상에서 사라지면 옛문헌에나 나오는 오래된 풍습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언젠가 '우리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광고멘트가  언뜻 생각이 난다.

퇴근길에 죽집에 들려 주문을 하니 아예 포장을 하여 테이크아웃으로 미리 준비한 상품을 바로 건네주는 상술또한 대단하다.

집에 와서 먹는 팥죽의 맛은 별미이기는 하나 예전의 그맛은 아님은 어쩔수 없다.

많은량을 정성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며,먹는 사람의 입맛 또한 많이도 변했을 것이니...

 

옛것과 추억과 풍습이 그리워지고 있으니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어릴적 살던 시골의 정다운 모습과 보고픈 그때의 얼굴과 전경이 그리운 날이다.(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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