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만남의 자리와 텃밭

dowori57 2017. 4. 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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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이 이혼한지가 11년이 지났고 이혼한 동서와는 가끔 만나서 술한잔을 기우리며 이런저런 세상사이야기를

하면서 만남을 유지하면서 혹여 다시 결합할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 기대해 왔다.

지난번 장인어른이 돌아가시면서 빈소에 오도록 유도하여 전가족을 다시 만나는 기회를 가졌고,

장례를 무사히 치르고 이번에 다시한번 가족모두와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었으나 몇사람이 빠진상태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세월이 많이도 흘렀지만 육남매는 크게 변함이 없이 건강하게 만날수 있어 좋다며 이빨빠진것처럼

빈자리를 다시 채워 예전의 재미있던 시절로 돌아갈수 있기를 모두가 기대하며 술한잔을 하였고,

처갓집에서 다시 이차를 하면서 밤늦도록 대화의 장을 가졌다.






 

만남의 자리를 주선하기위해서 고민도하고 양해를 구하면서 쉽지않은 일이고 생색을 내자고 한것은 아니지만

일이제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누구하나가 투덜되면 기운이 쏙빠지면서 괜한 일을 하는것은 아닌지하는

회의감이 드는것은 어찌 할 수가 없다.

근 이십오년 가까이를 친형제처럼 어울리며 웃고 즐기며 놀았으니 모두가 모이는 자리가 되면 빈자리가

공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우기 동서는 놀기를 좋아하고 사업을 하면서 재력도 좋아 거의 모든일에 앞장서서 주도를 하였으니

더욱 그럴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재혼한 동서와 처형의 재결합이 말그대로 쉽지는 않은 일이다.

동서는 재혼을 하였으나 서로사이가 좋지않아 고민을 하는것 같고,처형은 지금까지 혼자서 살아왔으나

자식들과 손자들로 서로의 상황을 훤히 알고 지낼수 밖에 없었다.

본인의 가슴속에 자기가 자리잡으면 자기위주의 사람이고  본인의 가슴속에 타인이 자리잡으면 모든관계가

원만해 진다고 한다.

떨어져 살아온 세월의 깊이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가슴에 서로가 자리잡은 날들이었으면 앞으로 좋은 일이

있으리라 믿는다.




 

다음날 큰처남의 텃밭일을 도왔다.작년의 비닐을 걷고 비료와 퇴비를 뿌려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고, 한편에서는 콩을 심었다.

마침 전날에 비가내려 대지가 촉촉히 젖어 콩을 심기에 적당한 날씨와 습도이다.

일에 열중하다보니 온몸이 땀으로 젖고 허리도 아파오며 상당히 힘이든다.

도중에 막걸리 한잔으로 기운을 돋우고는 정리를 하고 오늘의 일을 마무리 짓는다.

점심으로는 준비한 삼겹살과 맥주한잔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일을 마친 밭을 바라보니

휑하던 모습의 밭이 이제야 정상의 밭모양을 보인다.

오래전 이혼한 동서가 만들어준 원두막을 보수하여 이젠 방두개를 가진 숙식도 가능한 모양의

농막이 있어 일하거나 쉬는데도 제격이다.

 

귀가한 후 걸려온 처형의 전화에 마음이 편치않다.

어제밤 옛동서가 처갓집에 온 것을 큰처남댁이 일을 해야하는 급한 마음에 길게 통화할 수가 없어 오지않았다고

처형에게 말해버렸는데, 처형이 사실이 아닌것을 알고는 본인의 일을 놓고 다른형제들이 즐긴다고 오해를 하는것이다.

서로가 상대가 바뀌기를 바란다면 될일도 없다.

서로의 가슴속에 상대방이 자릴잡길 비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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