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선물

dowori57 2017. 6. 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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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가 대학을 졸업하고는 취업을 하라고 했더니 교원임용시험공부를 할수있게 일년만 기회를 달라고 하여

만류하고 취업을 하라했으나,자식 이기는 부모없다고 일년기회를 주었더니 계획한대로 일년만에 합격하여

중등영어교사로 포천으로 발령을 받아  집을 나가 근무하게 되었다.

다큰 여자애가 외지생활을 하니 집사람의 걱정도 크려니와 여간 신경을 쓰이는게 아니었는데 근무한지 

일년만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처형과 사위의 고모의 소개로 만나 사귀다가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을 시키니 외지에 혼자보낸 걱정은

말끔히 사라지고 둘이 사이좋게 살고 손녀까지 낳았으니 금상첨화다.

결혼하고서는 사돈네와 몇개월에 한번씩만나 식사를 하면서 술한잔을 하곤하였는데,결혼 당해년도 연말에

한잔하시자는 것을 시간이 없어 미루다가 연초에 연락이 와서 식사자리를 만들었다.

바깥사돈은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중국지점으로 파견을 나가서 근무를 하시고는 중국기업에 스카웃되어

근무를 하셨는데 혈압등 건강이 좋지는 않아서 퇴직을 신청하였으나 한국지점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고

귀국하여 지점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것을 알고 있었기에 먼저 이야기를 하지않고 있자니 '사돈 한잔 하셔야지요?'라고 권하니

그럼 두병을 시켜 반병만 드리시라고 말씀드리고 고기안주에 소주를 시켜 재미있게 마셨다.

그리고는 가끔만나서 시간을 보내자고 이야기하고는 헤어졌다.



다음날 집사람의 생일겸해서 처가식구들과 강화도인가를 산행하고 돌아와 저녁겸 술한잔을 하려고 식당으로

갔는데 바깥사돈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였다는 연락이 왔다.

전날 우리와 만나고는 귀가하여 잘 주무시고 아침을 먹은후 오전경 속이 불편하다고하여 이상하다싶어

엠블런스를 불러 여의도 S병원을 갔더니 준비가 되지않는다고 강남S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갔는데 여의도에서

찍은 진료사진등을 보내지않아 다시 왔다가 가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가 되고 강남에서는 수술하면 80%이상

문제없이 해결된다고 하여 수술을 하였다 한다.

그러나 막상 수술을 들어가니 두뇌에서 출혈이 발생되고 수습할 단계가 아니라고 한밤에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더니 이미 병원에서는 손을 뗀 상태였다.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다가 병원을 나왔는데 그날저녁에 이세상을 뜨신것이다.


장례를 치르고는 전날 같이 술을 마셔 더욱 그러한것이 아닌가하는 죄책감도 많이 들었다.

한참후 천안부근에 있는 묘지까지 찾아간적도 있지만 애석하게도 젊으신 나이에 세상소풍을 마치신것이

안타깝고 혼자남은 안사돈이 무척이나 안되보였다.

안사돈은 집을 이사를 하여 혼자사시다가 다시 아들들이 자리잡은 곳으로 분양을 받았고 기존집을 

팔아 당분간 전세로 살아야 할 입장이어서 이사를 하셨다.

딸의 연수등으로 사위가 손녀를 봐야하는 처지에 이사를 하려니, 사위가 월차를 내고 이사를 도우며

손녀까지 돌봐야 하는 난감한 가운데서도 이사를 마쳤나 보다.

맞벌이로 직장생활을 하는 우리는 아무런 도움도 줄 처지가 아니었다.

이사당일 차량문제로 집사람의 차를 가져간 사위가 차를 돌려주면서 차량에 어머니가 쓰시던 서예도구를

버릴려고 하다가 귀한것이라 두었으니 쓰시라고 하여 확인해보니 벼루와 붓,먹,낙관용 도장등과 한지등

한꺼번에 들지못할 양을 차에 실어두었다.









분명 오랫동안 서예를 써오신 것 같았고,예전에 함들어올때 쓰여진 글씨체가 보통이 아니었고 전시회까지 열었다면 상당한 경지에까지 도달하였을 것인데..어떤사연인지는 모르지만 버리기가 아까웠을 것인데...

사실은 버린다는 표현을 빌어 사돈을 주려고 챙기셨는지도 모른다.

어쨌던 쓰시라고 주신 선물이다.

덕분에 기존에 있던 것과 받은것을 합쳐보니 벼루4-5개에 붓이 이십여자루 수많은 먹과 연적

그리고 깔판과 엄청난 양의 한지등이다.

작년 서예를 시작하여 두달을 배웠는데 취업이 되면서 붓을 들지 못한지가 벌써 일년이 되어간다.

열심히 배워서 노년에 시원한 한복을 입고 멋지게 붓을 드는 모습을 상상하여 왔는데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니 발전이 있을 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한주에 한번이라도 붓을 들어 꾸준한 연습을 지속하여야겠다고 마음먹어본다.



베란다에 난이 꽃을 화사하게 피어 향기가 베어나고,가족모두가 건강히 자기일에 충실하며,

시원한 공기를 상쾌하게 가르며 출근하는 직장이 있으며 건강하니 복받은 인생이고 

이렇게 즐겁게 건강하게 사는것이 먼저가신 바깥사돈에게 대한 도리라고 위안하며 

바깥사돈이 저세상에서 편안하게 보내시기를 기원해본다.

어색한 분위기를 걱정하여 자제하던 안사돈과의 식사도 계획하여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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