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추억

dowori57 2023. 8. 1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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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먹고 살면 이미 나이든 세대라고하는데, 술한잔을 마시고 귀가하면서 걸어가는 길은 

옛기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장마 끝자락이라 비는 내리고 있지만 실비이고 활터에 행사가 있어 오후에 올랐다가 노익장의
두분사우가 입정2주년 기념으로 저녁을 내신다니 사우들과  이른 회식을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우들이
유럽여행기녀으로 술한잔 내라기에 집에보관하고있던 발렌타인21년산과 명품고량주한병등
두병을 준비하여 회식에 참여한다.

당연 회식자리는 주류?와 비주류로 갈라지는데 주류중에 한사람은 소주는 마시지도 않으면서 

양주라니 한잔 마시겠다며 자리를 차지한다.

솔직히 고급명주가 좋은지 않은지는 잘 모른다.

그냥 어울리는 자리와 분위기가 좋은 것이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발렌타인과 고량주는 금새 비워지고 소주로 넘어가며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분위기가 좋아 같아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평소 맹숭하니 지나던 사람도 술한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음속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니

친선의 관계가 돈독해지지않나 싶다.

거나하게 취할 무렵이면 각자가 알아서 행동을 취하니 어느사람은 벌써 자리를 피하여 사라졌고,

나머지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정리하면서 헤어진다.


도반이 먼저 귀가를 하였기에 비온길을 걸어본다.

조금 걸어 버스를 타도 되지만 예전의 기억도 있고 술도 깰 겸 작동산을 걸어서 건넌다.

초반에는 저녁무렵이라 그런데로 걸을만 한데 장군봉을 지나니 시간은 일곱시반을 지나서고 산길을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둠이 서서히 긷들길 시작하고 인적이 드무니 걷기가 애매하지만 자작곡의 노래도 흥얼거리며

어스름한 산길을 걷는 맛도 그런데로 좋기도하다.

예전 아버지가 막걸리한잔을 드시고 시골길을 걸으면서 흥얼거리시던 노랫가락도 생각이 난다.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석양의
누렇게 물든 논밭을 바라보며
부친과 걸어가던 고향의 길이
그립다.


이런저런 노래와 생각속에 산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어둠이 짙어 산길이 어두워질 무렵 도로로 내려선다.

길지않은 인생길이 이와 같을진데, 무엇을 미워하고 아쉬워 할 것인가....

남은 나의 세월을 알차고 재미있게 보내야 하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면 너무나 이기적인가?..

아니다.

내인생은 내가 챙겨야한다.

생을 마감하면서 누구나 후회하지만, 그 후회가 적어지도록 하자면 

열심히 인생을 살아야한다.

그래야 떠나는 때 조금 덜 후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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