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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回想(150202)

dowori57 2015. 8. 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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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것을 추억(追憶),회상(回想)이라고 한다. 거기에 반해 현실적이 아니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것을 마음대로 상상하는 것을 공상(空相)이라고 한다.
지난 세월의 회상 몇가지를 나열해 본다.
 
*봄이면 온산을 뛰어다니면서 놀았고 산소가 있으면 잔듸가 문드려질 정도로 미끄럼을 타서 바지 또한
 구멍이 날 정도였다.
 
*소나무의 가지를 꺾어 표피를 벗긴다음 내피의 송구를 즐겨 먹었는데 달싸한 물과 함께 표피를 씹어
먹었으며 들녘의 찔레꽃 새순을 쌉싸한 맛에,온산에 지천인 참꽃(진달래)는 너무 먹어 혓바닥이 진홍으로 물들곤 했다.
 
*학교운동장의 수양버들은 초봄이면 연초록의 잎을 드리우며 아름다웠고 여름이면 불어오는 바람에
긴가지를 흔들거리고 겨울이면 떨어진 가지를 주워 땔감으로 사용하였다.
연탄도 보급되지 않던 때라 산을 다니며 솔방울을 주워,등에 지거나 머리에 이어 옮겨  땔감이나 난방용으로 사용하였다.
 
*한여름이면 저수지에서 멱을 감고 놀았으며, 지치면 풀밭에 드러 누웠는데 바라본 하늘이 너무 맑고 
흘러가는 뭉게구름이 아름다워 구름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싶었고 , 소나기가 내리면 학교운동장을 홀랑벗고 뛰어 다녔으며,언젠가는 운동장에 나타난 뱀을 잘못건드려 대가리를 치켜들고 따라 오는데
울면서 도망가느라 혼 난 적도 있었다.
 
*한번은 어른들이 뱀을 잡아 펄펄 끓는 무쇠솥에 집어 넣고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그 뜨거운 물속에서
무거운 무쇠솥뚜겅을 열고 도망가는 바람에  그 뱀이 다시 헤코지를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상당기간을 풀밭이나 야산을 가지 못하며 보냈다.
 
*여름날 더위에 지칠때면 멀리 들판의 미루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매미는 귀청이 아플정도로 울어
되었으며, 오래된 참나무 그늘에 가면 장수하늘소벌레등 곤충류가 엄청나게 많아 그것을 잡아 놀곤
하였다.
가끔은 원두막으로 가서 참외를 사 먹었으며,때론 과일류를 서리하여 먹었는데 바지나 풀밭에
쓱쓱비며 대충 씻는것으로 대신하고 껍질째 먹는 맛이 꿀맛이었다.
 
*가을이면 코스모스 가득 피어난 길을 따라 소풍도 갔으며 한적한 비포장길을 차량이라도 지나가면
흙먼지가 자욱하였고 멀리 차량이 지나가는 모습을 뒤편의 흙먼지로 가름하곤 하였다.
 집앞에 있던 커다란 모과나무에 모과가 주렁주렁 열리면 고구마를 캐었고, 모과열매를 얇게 썰어
커다란 항아리에 설탕과 함께 담궈두면 겨울철 시원하고 맛있는 음료가 되었다.
 
*지천인 논에 벼가 익어 갈때면 메뚜기가 엄청나게 많아  유리병에 잡아넣고 집으로 가져와 볶아 먹었으며,뱀과 각종 곤충들도 무척이나 많아 여름밤이면 반딧불이 꽤나 많았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환경이 보전되어 봄이면 야산에 손가락만한 송충이가 득실되어 학교행사로 송충이 잡이를 하기도했다.
 
*눈 쌓인 겨울철엔 빙과?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릇를 두개 포개어 안쪽그릇에는 눈을 넣고 바깥그릇엔
설탕녹인 물을 넣고 빙글빙글 돌리면 안쪽그릇의 외면에 달콤한 얼음이 붙여 그것을 빨아먹곤 하였다.
 
이 모든 추억들이 어렵고 힘든 시기의 일이나,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이었고 물질적으로는 빈곤하였으나 마음을 풍족스런  시절이었다. 지금은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아득한 먼 옛날 회상의 일편들이나
이러한 꿈같은 장면의 추억이 있으니 마음은 더욱 풍요로운 부자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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