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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貴人(150703)

dowori57 2015. 8. 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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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인(貴人).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귀한 사람을 뜻하고, 조선 시대에  후궁에게 내리던 종일품 내명부의 품계를 뜻하기도 한다.(귀인은  빈의 아래 이다)
여기서는 살아가면서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었거나 은인 혹은 귀감이 되는 사람이라 지칭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생의 귀인을 만난다. 어떤경우는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고 어떤경우는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아 그랬었구나.그사람 이구나!'라고 느끼고 깨닫기도 한다.
언젠가 친구들과 술한잔을 기우리며 이런저런 이야기중 귀인에 관한 대화를 나눈적이 있었다.
 
 
치대를 졸업하여  개업한 친구가  단독으로 의원을 운영하였는데 별반 신통치 않아 지인의 병원에
합류 하였으나, 그 역시 잘되지 않아 다시 개원하여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번은  동기가 와서는 그러지 말고 연합으로 운영하자고 해서 그 친구의 병원에 합류하였는데,
그 병원은 평소에도 환자가 많았지만 연합으로 운영하면서 더욱 번창하여  연합을 종용한 동기가
그 친구에겐 귀인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70년초에 대학시험을 낙방하여 유명사찰 암자에 재수를 하러간 사람이 있었다. 집안은 부유하였으나
학교 다닐때부터 하지않던 공부를 절에 갔다고  잘 되지는 않을 터.
어느 겨울날 공부는 되지않고 적적하던차 암자에 있던 사람들과 의기투합하여 술한잔을 하기로 하고
암자에서 마을의 식당까지 내려와 진탕 한잔을 하였다.  사찰에서 마을까지도 상당한 거리인데,
암자에서 마을까지는 더욱 먼거리 였으리라. 한잔 후 늦은밤 일행과 암자로 올라가던 중 볼일을 보러 일행과 떨어저 혼자 남았다가 술이 취해 눈길에 쓰러져 잠이 든 모양이었다.
 
그냥 두었으면 동사를 하거나 사고가 있었을것인데 마침 탁발을 하러갔던 스님이 절로 돌아가던길에 젊은사람이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사찰까지 등에 들처업고 옮겨 생명을 살렸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로의 소식을 물으며 세월을 지내왔다. 나중에 젊은이는 사업을 하여 성공한 기업가로 변신하였고 스님은 총림사찰의 주지을 역임하고 방장스님으로  계시면서, 서로가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후원하고 지원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러한 관계가 인생을 살면서 만난 귀인이 아닌가 싶다.
 
 
필자도 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면서 크게 걱정없이 살았으나, 잘나가던 대기업을 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고난의 길이 시작되었다. 자영업과 동업을 하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정리하고 소기업을 전전하다고  나중에 보험영업을 하였다.
 
그 시절엔 정말 어려워  남들이 LCD TV를 가정에 구입하기 시작하였는데 우리집은 브라운관 TV가
거실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포터블오디오를 가지고 싶었지만 그것을 구입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수입이 없으니 모든것을 아껴야 하는데, 당시 사정으로는 적정한 비용으로 부조를 했다가 두고두고 원망을 들은 기억도 있다.
 
 
 
그러한 시절에 우연히 인연이 되어 근무하게 된 직장의 대표가 앞에서 언급한 사찰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젊은이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근무하게 되었고, 근무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고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근무한지가 12년의 세월이 흘렀고 지금은 정년퇴직을 하였다가 다시 필요에
의해 한시적으로 재직하고 있는 중이다.
 
인생 중반에 조금은 고생을 하였으나 후반에 안정된 직장에 다니면서 생활도 기반을 잡았고
애들도 잘키워 큰애는 출가하여 딸을 낳아 잘 살고 있고 , 둘째는 대기업에 열심히 다니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배려로 생각되며,  인생후반을 잘보내게 된것이 귀인을 만나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물론, 귀인을 만나더라도 본인의 노력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을 것이지만...
 
 부모형제라는 귀인도 만났고, 친구와 동료들도 만나 그들의 덕(德)에 이세상을 보람있고 재미있게
살고 있다. 더불어 아내라는 최고의 귀인도 만나 인생여정을 서로가 의지하며 살고 있지 않는가.(1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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